심세움_SHIM SEAUM
"2023년에는 ‘자연’과 ‘픽셀’이라는 개념을 연결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8K 해상도 를 넘어 16K와 같은 초고해상도를 언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일정 이상의 해상도가 넘어가면 우리는 픽셀을 구별할 수 없고, 우리 눈으로는 실제와 가상을 구분할 수 있는 경계가 무너지는 걸 의 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픽셀’은 실제와 가상의 구분 점을 제시해줄 수 있는 명확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엄청난 디지털 기술에도 픽셀은 언제나 존재할 것입니다. 앞서 말한 ‘자연’은 저에게서 ‘가상으로부터 실제를 구분’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하였습니다."
끝임없이 발전해 나아가는 기기의 발달로 심세움 작가 본인은 비가시적인 실체들을 작업으로 형상화하였다. 소리와 빛, 파장 외 픽셀 등 항상 함께하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 즉 사물의 형태보다 근원적인 속성이나 성질들을 조형적으로 풀어내었다.
작가노트
오늘날 우리는 미니멀한 디바이스 하나로 세계를 마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기록되고, 손쉽게 공유되면, 우리의 일상과 정체성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끊임없이 새롭게 조명되고 해석된다. 2020년을 기점으로 약1,600억의 디지털 사진이 촬영되었다는 추정은 우리의 '일상'이 디지털 영역에서 엄청난 분량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의 빠른 진보에 따라,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가운데, 그 부분의 핵심은 '픽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거주하는 물리적 세계에서 '원자'가 기본 구성단위로 작용하는 것 처럼, 디지털 이미지의 세계에서는 '픽셀'이 그 역할을 한다. 우리의 삶이 디지털 영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기억과 경험들이 디지털 형태로 구축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픽셀'은 우리의 디지털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자, 이 시대의 미립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