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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박인옥
늦은 오후, 유난히 전화벨 길게 울린다
받고 싶지 않다
망설이는 마음만 벨소리 끝에 무겁게 매달려 울린다
화병의 꽃들이 신기루처럼 선명히
두번 세번 이라도 태어날 것 같은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본다
나는 슬픔 따위에 굴하지 않고 오롯이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지켜본다
지는 그 순간까지 가장 의미있는 것에
매달리는 꽃들
죽음이야말로 정상상태래**
삶은 신기루 같은 거래**
우리가 갖고 있는 고유의 슬픔은
소멸되는 것의 아름다움
나는 이제 벨이 울리기 전에 수화기를 든다
* 조지훈 <낙화> 중에서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가장 예뻤을 때 중에서
박인옥 Park, In ok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시인 (문학선등단)
2017.3. 개인전 설탕창고 (갤러리 피아룩스)
2017.9. 제14회 의왕 국제 플래카드아트 2017
2017.9. 제3회 화이트전 (한전아트센터)
<하느님의 보석> 저자
2017.10 초대전 ZIP (갤러리 모리스)
2018.06 박인옥개인전 <꽃이지는 아침은 울고싶어라(조지훈_낙화)> (갤러리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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