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된놀이 展
Play & Transference
전시명 : 전이된놀이 展 Play & Transference
전시기간 : 2016. 04. 07 (THU.) - 04. 20 (WED.)
참여작가 : 김은주|이한수|안상진|정연현|장인희
김은주|자몽, 그녀|켄버스에 유채, 아크릴릭|72.7x90cm2015
그 후에 남아있는 것들
‘결국 우리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 이유는 빈 커피 잔을 앞에 두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바뀌고 공간이 바뀌어도 상황이 연속되는 이유는 더 나아지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나아짐을 기약하며 대화를 마치는 이유는’ 테이블 위의 정물들은 그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이후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화가 오고가고, 그 뒤에 남은 것은 빈 잔이나 먹다 남긴 케익 부스러기들. 이것들을 앞에 두고 나눈 우리의 대화와 그 감정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당시의 상황에서 내가 느끼고 보아왔던 색감과 형태의 조절을 통해서, 아주 미묘하고 감정적인 사물과 공간, 그리고 인물들. 내가 바라보고 있는 미묘하고 공허한, 남아있는 것들. 연속되는 화면 속에서 정물만이 홀로 남아서 고요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물들만이 남아서 그 때의 그 시간을 붙잡아두고 있다. 결국 남아있는 것은 빈 잔, 빈 접시. 텅 빈 그것들.
안상진|제일 낭만적이어서 자리잡기도 힘들다|캔버스에 유화|91x72cm2015
<작품설명>
놀이는 성인에게 일상생활이나 일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성인에게 놀이는 기분 전환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의욕을 높이기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놀이는 몸과 마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활동에는 흔히 일과 놀이의 구분이 없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곧 일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안상진의 ‘놀이터’는 놀이가 바로 일이라는 관점에 주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상진은 그동안 작품을 일(직업)의 관점에서 제작한 것에 대한 대안으로 ‘작업이 곧 놀이’라는 관점으로 이동한다.
안상진은 놀이를 기억해내기 위한 방법으로 ‘따라 그림’을 선택했다. ‘놀이’는 작품전반을 따라 흐르지만, 그 중에서도 안성민(딸)의 유년기의 작품이 가장 ‘규칙’에서 먼 좌표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안상진은 바로 그 ‘규칙 없음’을 기억해내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장인희 My moment-plop|47x47cm 2016
장인희 작업노트
순간; 그 눈부신 가능성
아무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 갈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모든 것들은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는 매 순간 항상 새로운 순간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의 최소 단위인 순간은 각각의 삶을 구성하는 기본요소이다. 순간은 단일성(singular)과 특이성(singularity)을 가지며
놀랍도록 풍부한 양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순간들은 유기체의 세포처럼 서로 관계하며 시간을 구현시킨다.
즉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유일무이 한 이유는 그들이 각기 다른 다양한 순간들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단일하고 비연속적인(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여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 속에 존재하는 삶의 무한한 가능성과 우연성을 표현한다. 일상적 순간들의 유기적 관계에서 우연적인 동시에 필연적으로 현현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말하고자 한다.
순간과 순간 (거울 회화)
각기 다른 형태의 거울로 만들어진 ‘거울 회화’는 파편화된 기억의 퍼즐이다. 작품에서 거울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를 가진 ‘시간’을 의미한다.
순간을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조각(거울조각 포함)들은 의도된 배열, 정리된 병치로 화면 안을 가득 채운다.
다른 순간과 맞닿아 있으나 섞이지 않는 순간들처럼 각각의 형태들은 독립적이지만 조합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작가에 의하여 무작위로 오려진 거울 조각들은 원래의 위치로 재조립되어지나 잘려지기 전과는 다른 왜곡된 이미지를 반사 시킨다. 이는 결코 정확하지도 진실하지도 않은 우리의 기억인 동시에 만나는 순간 헤어져 버리는 현재를 말한다.
부분들이 모여서 구성하는 하나의 또 다른 큰 이미지는 일상적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우연히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인 결정적 순간을 말한다. 인류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나타나는 결정적인 사건들도 개개인의 일상적 순간들이 우연성과 개연성을 동시에 가지고 모여 만들어 낸 하나의 순간 일 뿐인 것이다.
작품은 이러한 일상적 순간들의 ‘우연’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초점을 두었다.
이한수|무제(호랑이)1304 |켄버스에 아크릴릭|73X91cm2013
최정수|crowd-Y|켄버스에 유화|80x65.5cm2015
crowd
평범한 삶, 일상의 공간 속에서 만나는 소소한 사물, 사건, 상황들은 개인의 경험과 기억, 감정들로 인해 서로 다른 반응을 가져온다. 그리고 복잡한 사회환경 속에서 개인의 인식적 시각에서 서로 다른 그 무언가로 비춰지고 여러 가지 감정효과를 수반한다. 하지만 개인의 기쁨, 놀라움, 분노, 슬픔 등의 감정들은 자신의 인식된 언어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사회관계망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서로작용으로 독립적이지만은 않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 속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또한 그 관계망 안에 포함되려는 사회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회 속 개인의 감정생산은 스스로는 비록 인정하지 않겠지만, 사회적 맥락 안의 놓이게 된다. 군중이라는 단어속의 존재하는 집단심리, 스스로의 합리적 판단과 이성적 사고를 숨기고 사회 속 그 ‘덩어리’ 안에 내 맡겨진 무감각으로 자기정체성이 확인 될 리 없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심리적 상황들은 마치 일정한 패턴을 이루는 시각적 조형성인 ‘패턴 이미지’로 전환되며, 이는 화면 속에서는 마치 이리저리 얽혀있는 파편들의 조합으로만 남겨진다. 그리고 복잡한 사회환경 속에 비춰지는 서로 다른 인식적 시각에서 나타나는 공존상태이자 혼돈공간은, 단지 뒤엉킨 이미지만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화면의 여러 색이 가지는 감정효과는 개인의 의미, 느낌으로 해석되고, 또한 기억을 통한 연상과 상징으로 연결된다. 이는 자신의 감정이 자신만의 감정이 아니라 ‘관계’ 속에 내 던져진 군중의 이미지, 무감각적인 덩어리 안에 녹아든 희미한 흔적으로만 남을 뿐이다. - 최 정 수
정연현 | 일회용 얼굴 | digital C-Print|80x42.3cm|2015
알루미늄호일은 사람의 손이 닿자마자 셀수없이 많은 구김을 만들어 냅니다.
나는 그리고 당신들은작거나 큰 주변환경들에 영향을 받고 살 수 밖에 없지만,
타인에겐 비춰지는 나와 당신의 모습은 늘 그대로 입니다.
말끔하게 세수한 직후의 얼굴처럼 무표정하게 지나치는 모든 이들에게도 보이지는않지만 삶의 구김들이 가득합니다.
일회용으로 사용 후 버려지는 소모품이지만, 우리 모두의 얼굴엔 알루미늄 호일이
만들어낸 구겨짐 만큼 긴 세월을 압축한 간절함과 애환이 담겨있습니다.